[UFC 뇌내망상] 'Notorious', 코너 맥그리거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등록

악명 높은 코너 맥그리거, 노토리어스로 이해하기

 

추석 연휴 잘 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 그런지 유달리 명절 느낌이 들지 않는 그런 연휴였는데요. 슬슬 가을이 되고 각종 축제가 시작될 시즌이지만 작년 돼지독감 파동 때문에 그랬듯 올해도 코로나 때문에 또 여러 축제가 취소될 전망이라 좀 우울한 생각도 듭니다.

 

본래라면 이번에 한 홀리 홈 vs 알다나 UFN 시합을 리뷰해야겠지만 제가 봤을 때도 영 볼 게 없더군요. 대신 이번 연휴 떄봤던 코너 맥그리거의 다큐멘터리 'Notorious'를 간단하게 소개드려보고자 합니다. 이하 '노토리어스'로 간단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사실 나온지 오래되었는데, 이미 다른 플랫폼에서 소개하다가 최근 넷플릭스에 추가되었고, 한국 넷플릭스에는 추석연휴 중 목요일에 추가되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우선 프로 초반 시절 케이지 워리어스에서 뛰다 막 UFC에 데뷔하는 코너 맥그리거(이 떄는 가슴과 배에 문신이 없었습니다)가 연이어 상대를 격파하고 조제 알도를 쳐부수며 타이틀을 차지했을 때 최고로 절정에 이릅니다. 그 다음 vs 네이트 디아즈 1차전에서 패배했을 때 한 번 위기를 겪고, 그 다음 vs 네이트 디아즈 2차전에서 다시 절정에 오르며 다큐멘터리가 화려하게 막을 내립니다.

 

노토리어스는 전적으로 코너 맥그리거와 그 측근의 시점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상대가 어떻든, 당시 우리 팬들이 보는 그 상황이 어떻든 전부 코너 맥그리거 친화적인 입장에 있습니다. 당시 코너가 어떤 트래쉬 토킹을 했든, 어떤 무례를 저질렀든 코너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그럴만한 정당성이 있다는 식으로 변호가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노토리어스'의 내용만을 전부 맹신하는 것은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데 그리 좋은 수단은 되지 않습니다. 이 내용에 따르자면 그간 코너 맥그리거의 상대들은 MMA를 한 층 끌어올린 선지자 맥그리거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한 2류 파이터들이며, 실력적으로도 그저 한 수 아래 먹잇감에 불과하다는 식의 해석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코너 맥그리거가 종합격투기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 파이터인 것은 맞지만 '노토리어스'에서는 10년간 무패가도를 달린 조제 알도도, 1차전에서 피니시를 냈으나 2차전에서 판정패를 당한 네이트 디아즈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코너 맥그리거의 입을 통해 간단한 립서비스 정도를 받는데 불과합니다. 강자 더스틴 포이리에나 맥스 할로웨이는 언급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채드 맨데스가 코너를 고전시킨만큼 좀 더 비중있게 다루어질 뿐입니다.

 

한편으로 '노토리어스'는 코너 맥그리거라는 한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한번쯤 봐야하는 중요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노토리어스'의 초반부는 현재 우리가 잘 아는 화려한 코너 맥그리거가 아닌, 그가 라스베가스에 별장을 얻고 고급 맞춤형 양복 한 벌을 맞추기 직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노토리어스' 초반 코너는 집세가 부담되어 여자친구와 함께 부모님의 집 다락방으로 이주하고, 유럽 MMA단체 챔피언이지만 헤드기어 하나 마음대로 살 수 없는 같은 처지의 동료와 SBG 아일랜드 팀에서 동고동락하며, UFC에서 뜬 직후 자신의 집에 찾아온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이야기를 나누고 신나하는 모습까지 기자회견장이나 UFC 임베디드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코너 맥그리거의 인간적인 모습이 잘 나와 있습니다. 솔직히 감독이 미래에 코너가 어떻게 뜰 줄 알고 커리어 초반부터 밀착 취재를 한 것인지 신기하기도 합니다.

 

또 역사상 최고의 챔피언 조제 알도와의 일전에서 얼마나 주눅들지 않고 자신만만해 하는지, 네이트 디아즈 전에서의 패배에서 얼마나 멘붕했는지, 그 멘붕을 딛고 용기를 내어 디아즈 2차전을 소화하는 모습도 여실히 나와있고, 인간적으로 배울 점도 분명히 나타납니다.

 

 

저는 코너 맥그리거를 싫어합니다. GOAT라고 불리기에는 챔피언 벨트를 획득한 후 방어전 한 번 치룬 적 없고, 체급 질서를 흩뜨러트릴 정도로 상대를 지나치게 가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코너 맥그리거는 MMA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사상 최고의 타격가 중 한 명으로서 영원히 회자되어야 할 존재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즉 코너 맥그리거라는 사내는 보이는 것만큼 일방적으로 'Notorious'하지 않은 입체적인 양면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다큐멘터리 '노토리어스'는 우리가 알기 어려웠던 다른 단면을 보고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자료라 감히 말하겠습니다.